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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자연이 들려주는 목소리
작성자 rlatjrwnd1

자연이 들려주는 목소리

광 덕

(불국사 주지 스님)

우리들은 자연에서 살아가며 자연을 숨쉬고

자연에서 많은 것을 배우고 삶을 엮어간다.

자연은 우리를 감싸고 키우고 수많은 교훈으로

우리를 달래주고 그 속에

한없는 목소리를 간직하고서

우리의 성장을 극진히도 도와준다.

그런데 우리들은 그런 자연 속에서 살아가고

성장하고 있으면서도 얼마만치나

자연이 주는 교훈을 배워왔으며

자연이 갖는 아름다운 얼굴과 덕성을 닮았을까.

자연보호니 환경보호니 하는 말을

들먹일 생각은 추호도 없으나

이즈음과 같은 낡은 가을하늘을 대하고 지내노라면

많은 것이 반성이 되는 것이다.

우선 저 푸른 하늘과 같은

시원스러운 가슴을 가져본 일이 있는가?

저 맑고 투명하고 끝없이 펼쳐진

넓은 가슴을 하고 있는가가 돌이켜진다.

넓은 바다가 온갖 물줄기를 다 받아들이며

모두를 한 맛으로 바꾸면서

끝없이 끝없이 살아 너울치고

그 속에 무한의 진보(珍寶)를 간직하면서

말 걸어 오는 대지와 같은

저 무겁고 나지막한 목소리를 듣고 있는가?

높이 솟은 산에서 흔들릴 줄 모를

견고한 신념을 배웠는가?

하늘을 향해서 끝없이 솟아 오르는

나무의 싱싱함에서 구김없는

생명의 순수한 성장을 꿈꾸어 보았는가?

쉴 새 없이 흘러 마지 않는 시냇물에서

끊임없는 정진을 배웠는가?

아니 그보다도 길 가에서 무수히 밟히면서도

그래도 고개를 치켜들고 꽃을 피우고 있는

한 떨기 이름 모를 풀에서 끈질긴 인욕을 배웠는가?

그보다도 눈보라치고 비바람 몰아치며

폭우가 폭포처럼 부어대고,

또는 대지를 불사르는 듯 불덩이 같은 열기와

천지를 갈라놓을 듯한 뇌성병력 그 속에서

진정 인간이 가지는 생명의 의미를

얼마나 돌아보았는가?

그라고 온 하늘과 땅 그 사이에 빛나는 태양과,

숨죽여 반짝이는 뭇별들과 미물, 곤충, 산천초목,

아니 미생물에 이르기까지 그 모두가 함께 어울려서

서로 돕고 서로 감싸며 서로를 따뜻이 키워가고

서로가 의젓이 기대면서

하늘 땅을 아름답게 수놓고 있는 것을 보았는가?

생각할수록 끝 없는 상념의 실마리는 물려나온다.

사실 나 자신에게 대답을 시킨다면

나는 확실히 자연의 품 속에서 살면서,

자연을 호흡하고 살면서,

자연을 거울로 대하고 있으면서

너무나 자연을 보지 않고 자연의 교훈을 외면하고

자연의 모습을 닮으려는 노력을 소홀히 하였다.

흰 구름 높다란 푸른 하늘을 대하면서

우리는 온몸을 안 팍으로 드러내는

큰 거울 앞에 선 느낌을

금할 길이 없는 것이다.

우리의 가슴을 푸른 하늘의 시원함으로

간직하지 못한 데는 몇 가지 이유가 있다.

첫째는 너무나 지엽에 걸려서

그 뿌리에 착안하는 노력을 게을리한 것이다.

지엽으로 내닫고 말초신경으로 내닫고

감각가치로 내닫고,

물질적 양적 가치 축적으로 내닫고,

그러는 사이 우리의 가슴 속은

황폐한 잡동사니의 집합소가 되지 않았던가.

둘째는 이웃을 대하면서

이웃을 나와 대립하는 관계 속에서 파악한 것이다.

이웃은 나의 곁에 있으면서

나와 대립하여 관계를 갖는 사이

마찰과 알력과 수많은 부조화를

그 사이에 낳았었다.

그리고서 그러한 부조화를 불평 불만,

또는 온갖 감정 형태를 가슴 속에 간직하고서

그러한 상태의 원인을 이웃에게만 돌렸던 것이다.

대지가 하나인 듯, 우주가 하나인 듯,

모두가 하나의 진리 위에서 서로 통하며

서로 크고 있는 현실을 너무나 등한하였다.

한 진리로 함께 호흡하며 살아가면서

서로 대립하고 다투었던 것이다.

어떤 때는 진리의 이름으로,

또는 정의의 이름으로, 또는 조리의 이름으로

얼마나 완고하게 서로와 대립하고

서로를 비판하며 힐난하였던가.

푸른 하늘을 대하노라면 모두를 감싸고

모두를 키우는 자신의 본분으로 돌이키게 한다.

그리고 이유 없이 용서하고 돕는 데서

티 하나 없는 푸른 하늘을

가슴에 갖게 되는 것을 생각게 한다.